가을의 끝 무렵, 사람들의 품 사이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바람들 덕에 어느새 낙옆 사이에서 가을의 정취를 찾기보단 따뜻한 집을 그리워하는 날씨가 되었다. 중국 당나라의 문학자인 한유(韓愈 768~824)는 가을을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 하여 ‘가을이 되어 날씨가 서늘하니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 책을 펴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 라는 말을 남겼다. 가을은 자고로 독서의 계절이라 하는데 이 말도 한유의 ‘등화가친’에서 비롯된 것이다.

  겨울의 문턱에 서있는 지금, 쌀쌀한 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은 꺼려지고 또 집에만 있자니 마땅히 여가의 시간을 쏟을 만한 활력소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을이 식욕의 계절이라 칭하는 것도 이처럼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활동은 줄어들고 군것질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살찌우는 것이 무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유처럼 독서에 몰입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의 문학가 헨리(Henry D. Thoreau 1817~1862)는 ‘먼저 유익하고 좋은 책을 읽어라.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그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지도 모른다.’ 라고 말했다. 바쁜 일상은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한가한 시간이야말로 다시 돌아오기 힘든 소중한 시간이다. 독서의 최적기인 늦가을, 계절이 가져다준 마음속의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다면 도서관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독서가 지루한 탓에 도서관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도서관에 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곡 도서관 5층 멀티미디어 정보실에서 최신 영화와 각종 외화, 드라마 등을 담은 DVD와 그것을 시청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독서나 공부로 가라앉은 마음을 달래려면 잠시 5층으로 올라가 ‘프렌즈’ 같은 유쾌한 시트콤을 시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공강시간을 보내기 위해 멀티미디어 정보실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멀티미디어 정보실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무척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시간의 여의치 않았다면 잠시 공강시간을 활용하여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독서(讀書)불망(不忘)호국(護國)

책을 읽어 나라 지키는 것을 잊지 말라. - 해공 신익희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