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추미애-최강욱 행태와 국정농단 악취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작성일 20.07.10
  • 작성자 박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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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행사한 수사지휘권 발동 과정에서 국정농단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발표되지도 않은 법무부 알림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급히 삭제하면서 추 장관 뒤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는 실세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는 것이다.

최 의원은 조국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다. 올 초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가 법무부 내부 문건을 접할 수 있었다면, 자칫 권한 없는 사람에 의한 국정농단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의구심을 키우는 것은, 최민희 전 의원의 SNS에서 퍼왔다는 법무부 알림장에 쓰인 ‘수명자(受命者)’라는 표현이다. 수명자는 ‘명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법조계에서 흔히 쓰는 말이 아니고 주로 군에서 쓰는 용어인데, 최 의원은 군법무관으로 10년 근무하면서 이 용어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주일 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가리켜 ‘수명자’라고 쓴 바 있다. 그런데 그 단어가 추 장관이 직접 썼다는 법무부 알림장에 버젓이 사용됐다. 최 의원이 알림장 작성에 간여한 게 아니라면 쉽게 설명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채널A 기자 사건이 터지자 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려 ‘이 대표님,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썼다. 이렇게 해서 최 의원은 MBC가 비밀리에 녹화해 보도한 이 사건을 ‘검·언 유착 사건’으로 몰아갔지만, 나중에 공개된 녹취록 전문에는 이런 말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 고발당했다.

최 의원은 윤 총장이 검사장회의를 소집하자 페이스북에서 이를 ‘똘마니 규합’ ‘조폭 검찰의 쿠데타’라고 쓰는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자신을 기소하고 재판에 회부한 윤 총장에 대한 감정이 극에 달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토록 개인적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법무장관의 문건에 접근해 영향을 미친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추 장관은 이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혀 공개해야 하지만, 벌써 야권에서는 최순실(최서원) 국정농단의 망령을 떠올리며 비난에 나섰다. 과거 우리는 박근혜 청와대의 문건을 최순실에 유출해 검토하고 의견을 받은 것을 국정농단이라 비난했고, 결국 박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국정농단이라면 논리적으로 볼 때 추 법무의 문건이 외부에 유출돼 부적절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최 의원의 행위도 국정농단이어야 한다. 최순실은 여자라서 또는 배움이 부족해서 국정농단이고, 최 의원의 행위는 국정농단이 아니라면 그것은 성차별이요, 학력에 따른 차별이다. 최 의원은 우리 편이니 국정농단이 아니라면 그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내로남불의 극치다.

군주민수(君舟民水)란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란 뜻으로,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전복시키기도 한다는 말이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에 가까운 압승을 거둬 못할 게 없는 절대권력을 손에 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4년 차의 통치 환경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러나 국정농단이 의심되는 현 상황을 그대로 묻고 가려 한다면 잔잔하던 민심이 하루아침에 성난 파도로 돌변할 수 있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0071001073111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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