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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중국경영' 시작됐다 / 남영호(경영)교수

  • 작성일 0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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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12일 (월) 10:00

중국 게임 시장은 그동안 ‘미르의 전설2’와 ‘뮤’ 등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중심의 온라인게임서비스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최대 포털인 아워게임이 소규모지만 흑자를 내면서 게임포털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 9일 NHN이 아워게임을 운영하는 하이홍그룹에 1억 달러라는 ‘의외의’ 과감한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도 이러한 시장급변에 따른 대책으로 분석되고 있다. NHN의 이번 결정은 중국에도 본격적인 게임포털시대 개막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본지 인터넷 4월 9일자 참조
 ◇NHN, 중국 진출방식 급선회=NHN은 지난해 35억 원을 투자, 홍콩 엔터테인먼트업체 PCCS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홍콩기업과 먼저 손잡은 것은 중국 특유의 불투명성에 대한 리스크를 없애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NHN은 6개월 만에 1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는 ‘하이리스크’ 카드를 빼내들었다. 김범수 NHN 사장은 “3년 전 일본 진출때는 일본에 게임포털 자체가 없어 NHN이 직접 주도할 수 있었지만 중국에는 아워게임 등이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라면서 “직접 투자가 시간단축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외국기업 규제 강화도 NHN의 직접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NHN은 PCCS와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상하이에 사무실을 개설했지만 중국정부로부터 판호(게임등급번호)를 받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포털이 ‘신 조류’=지난 2월 상하이에서 열린 ‘한중 게임투자마트’에서 만난 중국기업관계자들은 “중국에도 이제 MMORPG가 너무 많다” “뜨는 게임은 뜨고 지는 게임은 지는 등 성공과 실패 차이가 극명하다”라는 시장분석을 내놓았다. 이는3년전 한국상황과 비슷하다. MMORPG가 쏟아져 나오면서 유저 확보가 어려워지고, 시장도 유저들을 확보한 게임포털 중심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황금알도 롤플레잉게임으로 대변되는 하드코어가 아니라 웹보드·캐주얼게임 등 대중성을 확보한 게임포털시장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산 MMORPG로 성공한 샨다와 광퉁 등이 게임포털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이다. 이에앞서 시나닷컴·차이나닷컴 등 포털들도 게임포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치밀한 ‘준비’ 필요=앞으로 중국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또는 현지 직접 투자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엔씨소프트가 올해 300억원 규모의 R&D센터를 설립키로 했고 태울도 조만간 현지에 개발스튜디오를 개설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도 광통과 합작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플레너스는 올초 시나닷컴과 손잡았다. 그러나 중국시장은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대 남영호 교수는 “중국정부는 처음에는 외국기업을 적극 유치하지만 시장이 커지면 각종 규제를 통해 기술 전수를 ‘강요’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노하우만 넘겨주지 않도록 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