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국민대 문과대생들 화천서 이색 농활

  • 작성일 02.07.04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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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3일(수) - 중앙일보 -

지난 1일 오후 9시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상 2리 마을회관.동네 아주머니 두명이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국민대 문과대 학생들에게 얼굴을 내맡긴 채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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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21·교육학과 2년)씨 등 농활 여농반 학생들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정성껏 아주머니들의 얼굴에 팩을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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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들이 얼굴에 바른 팩은 녹차가 주성분인 녹차요구르트팩.녹차와 요구르트 외에 배즙·달걀 노란자 등으로 그 자리에서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팩 봉사를 위해 학생들은 미용실에서 귀동냥도 하고 자신들끼리 실습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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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녹차요구르트팩을 바르고 거즈를 덧댄 후 다시 한번 녹차요구르트를 바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여분.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숨도 한번 크게 쉬지 못할 정도로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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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학생들에게 팩 서비스를 받은 아주머니는 네명.부녀회를 통해 피부 마사지 봉사를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희망자는 적었다.농사와 가사로 피곤한 데다 얼굴 마사지를 받는다는 것을 쑥스러워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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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회장 염복남(40)씨는 “처음 해본 일이라 피곤할텐데도 그런 기색없이 너무 성심껏 마사지를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팩 성분이 얼굴에 골고루 스며들 때까지 아주머니들을 기다리는 것은 뜸.백인성(21·교육학과 2년)씨는 아주머니들의 오른손 손가락과 손바닥에 10여개의 뜸봉을 세우고 불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솜씨는 서툴었으나 효과 만큼은 틀림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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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단순한 노력봉사와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외에 얼굴 마사지와 뜸 등의 봉사를 기획한 것은 주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것. 농활팀장 김정원(22·국사학과 3년)씨는 “봉사라기 보다는 농민들과 교감을 나누고 농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등 연대활동을 위해 색다른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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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이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