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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 주먹도 연기도, 단단해졌죠 / 박두식(연극영화전공 06)

  • 작성일 13.04.23
  • 작성자 조영문
  • 조회수 1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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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교련을 배우지도 않았고 교련복은 영화 촬영하면서 처음 입어봤어요. 평소 호피 무늬를 좋아해서 교련복 입는 게 신났어요.

배우 박두식은 120만 관객을 동원한 <전설의 주먹>에서 1988년 당시 자존심 강한 삼류 건달 신재석(윤제문)의 고교 시절을 연기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린 임덕규가 올림픽 출전이 좌절 됐을 때 링에서 흘리던 눈물, 신재석이 사당고에 쳐들어가 “남서울고 신재석이다”라고 외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국민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인 박두식은 이번 작품으로 데뷔했다. 마감 이틀을 남기고 동영상 오디션을 알게 됐다. “평범하면 안될 것 같아서, 원작 웹툰의 신재석과 같이 머리 한쪽을 삭발했어요. 촬영도 일부러 야산에 올라가서 찍었죠. 그런데 영화에서는 신재석이 머리가 긴 것으로 나와서 제작진이 골머리를 썩었죠(웃음).”

상대 역할을 맡은 박정민은 권투 꿈나무, 임덕규를 연기하였는데, 왼손잡이인 황정민에 맞춰서 왼손으로 권투 연습을 해야 해서 하루 8시간씩 운동에 매달렸다. 반면 박두식의 경우 권투 라기 보다는 막싸움을 하는 역할이라 좀 편한 편이라고 말했다.

박두식이 주먹으로 상대의 상반신을, 상대는 발로 박두식의 머리를 가격하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머리를 맞아서 단기기억상실증과 비슷한 증상까지 왔다”면서 웃었다. 황정민·유준상·윤제문 같은 대선배들과 같은 작품에 나왔다는 것, 또 강우석이라는 노련한 감독과의 작업은 긴장되면서도 좋은 경험이 됐다.

학교에서 영화 찍은 적은 있는데 상업 영화는 처음이라 카메라 위치를 못 찾을 정도였다. 감독님이 나 때문에 멘붕(멘탈붕괴)가 왔다고 했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오케이 사인을 받아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당찬 면도 있다.

출발선에 선 젊은 배우 박두식은 “외모가 안 되서 인기스타는 기대 안 한다. 대신 모든 캐릭터를 섭렵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