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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에게 듣는다]임홍재 국민대 총장 "산학협력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

  • 작성일 20.06.17
  • 작성자 박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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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재 국민대 총장 사진:박지호 기자>

“어느 대학도 모든 분야에서 산학협력을 잘 해낼 수는 없습니다. 국민대는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결과 '기술이전 수입료' 실적에서 전국 대학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국민대 본관에서 만난 임홍재 총장은 “2018년 전국 대학 기술이전 수입료 1위를 차지한 비결은 국민대가 경쟁력을 갖춘 자동차를 포함해 특성화 분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타 대학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모든 기계 분야에서 다 잘 하겠다는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자동차라는 세부 분야에 힘을 쏟았다”며 “현실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전국 대학과 경쟁해서 1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국민대가 잘하는 산업에 깊이 파고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수많은 것과 연결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은 기간산업 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국민대는 산업 현장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국민대는 GM, 포드, 벤츠 출신 또는 이들과 협력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를 영입했으며, 교과과정도 자동차업계 엔지니어들과 함께 구성했다. 임 총장은 “그 결과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대거 배출하게 돼 많은 자동차 기업이 국민대 출신을 선호한다”며 웃었다.

대담=이호준 정치정책부장


<임홍재 국민대 총장>

임 총장으로부터 산학협력, 창업, AI영향력 등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민대 산학협력 성과에 대한 비결을 좀 더 상세히 말해 달라.

▲이공계 비중이 40%도 되지 않는 국민대가 지난해 산학협력 수익 분야에서도 전국 대학 중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민대의 산학협력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여 자립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대는 대학과 기업이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산학협력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대학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진짜'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대표적인 분야는 미래자동차 분야다. 자동차융합대학이 보유한 역량을 집중해 링크플러스(LINC+)사업단에 '친환경·자율주행자동차ICC'를 설립해 산업체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부터 중소 자동차부품회사까지 100여개가 넘는 산학협력 가족회사들이 '산학협력협의회'를 구성했다. 대학과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기업의 애로기술 자문, 산학공동기술개발 및 사회맞춤형 인재양성에 앞장섰다.

그 결과 자동차 분야에서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 최우수 대학, 4차 산업혁명 혁신 선도대학으로 인정받았다. 국민대는 이제 명실상부한 자동차 명문대학으로 자리 잡았으며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앞서나가는 대학이 됐다.

-산업과 연계된 연구도 많이 이뤄진다고 들었다. 비결은 무엇인가.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 산업에 도움이 되는 연구가 많이 나오도록 유도했다. 많은 대학이 논문 양, 특허 수로만 교수를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질에 집중해야 한다. 산업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를 반영해 교수 업적 평가를 개선했다.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교수 연구가 산업체에 기술이전으로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산학협력단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식재산 관점의 연구개발 전략(IP-R&D)을 통해 연구개발(R&D) 초기부터 사업화가 유망한 최적의 기술개발 방향을 찾고 미래의 원천기술을 선점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은 중대형 기술이전과 실험실 창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특허청으로부터 대학 중에서는 유일하게 'IP-R&D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 교육부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지원(BRIDGE+) 사업에도 선정돼 자율주행자동차, 바이오·헬스케어,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원천기술 확보와 실용화에 보다 도전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임홍재 국민대 총장>

-산학협력의 중요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는가.

▲국내 사립대학은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혁신성장의 동력으로서 산학협력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부각되고 있다.

첨단 기술혁신을 주도할 우수한 연구인력이 대학에 많이 있다. 그들이 보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산학연계 교육, 산학공동기술개발에 활용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실험실 창업을 적극 장려해 대학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국민대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대학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대학의 위기를 산학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민대의 창업 현황은 어떤가.

▲최근 6개월간 5명 교원이 창업을 했다. 3년간 교원과 학생이 각각 13건과 66건을 창업했다. 교내에서 급격하게 창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대 동문인 김봉진 대표가 창업한 '배달의 민족'은 많은 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대표적인 창업사례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알집' 소프트웨어(SW)로 유명한 그레텍 대표 배인식 동문은 국민대학교의 창업사관학교인 지암스튜디오에서 후배들에게 기업가 정신 창업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다양한 창업 관련 강좌와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연인원 7000여명이 창업관련 정규강좌를 이수한다. 창업교육 관련 각종 외부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내외 창업교육 확산을 위해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단 산하에 창업교육센터를 설립했다. 하반기 국제 비영리 청소년 교육기관 JA(Junior Achievenment)코리아와 함께 성북구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창업캠프를 운영하려 준비 중이다.

창업을 시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웠다. 인문·사회계열 학생과 이공계열 학생이 함께 팀을 이뤄 창업 아이템을 내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었다.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이공계열 학생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가는 협업의 장점을 느꼈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공자 간 만남을 통해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힘쓰겠다.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와 규정을 마련했다. 총장 직속 창업지원단과 서울 소재 종합대학으로는 최초의 국책 창업대학원으로 시작한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이 있다. 학업과 창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창업대체학점인정제도, 창업장학금, 창업휴학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교원창업겸직제도를 마련해 교원창업을 교원업적평가에서 연구부문평가에 반영한다.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는 추가지원을 목표로 국민대기술지주를 설립했으며, 올해 5월에 자본금을 24억으로 확충했다. 또 20억원 규모의 대학창업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해 창업이 질적·양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민대는 창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하여 매진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를 이끌어갈 기업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에서는 온라인 강의가 필수가 됐다. 이러한 대학교육의 변화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학 교육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학 수업은 이제 그야말로 전부 공개됐다. 교수진의 부담도 커졌다. 온라인 강의 경쟁력이 교수의 경쟁력이 되고 있으며 글로벌 대학 경쟁력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앞으로 온라인 환경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이론 교육은 좁은 공간에 모여서 수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 자유로운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학생들 입장에서는 반복 학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로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국민대만의 특화된 온라인 프로그램을 내놓는다면 세계 엔지니어들이 우리 대학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총장에게 듣는다]임홍재 국민대 총장 "산학협력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

-인공지능(AI)가 산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AI의 영향력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AI의 영향력은 지금 예측을 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각 영역에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인프라, 데이터 분석,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적절하게 갖춘 인력이 앞으로 많이 필요하다.

국민대는 전 대학 모든 학문 분야에 대한 AI 교육, 연구 서비스를 담당할 중심 기관으로 총장직속 'KMU AI 센터'를 이번 학기 내에 설립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결합한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모든 실습 환경을 편리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제공해 학습자가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편하게 AI 실습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산업계 전문가들로부터 구체적인 실습 관련한 멘토링을 함께 받을 수 있는 학습 플랫폼을 개발하고 앞으로 AI·SW 교육에 집중 활용할 계획이다.

2학기에는 모든 학부생 및 모든 대학원생을 위한 AI 기초 교과목을 개설한다. 모든 전공학생들을 위한 교과목이기 때문에 전공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인공지능 기초 소양을 학습할 수 있도록 온라인·오프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국민대 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대학은 학문의 상아탑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산학협력 통합 플랫폼 구축을 비롯한 산학공동기술개발, 기술사업화, 창업 등 강건한 산학협력 활동이 활발해질 때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다.

산학협력 친화적 활동을 창업과 연구, 교육에 연계하고 대학의 연구성과와 교육방식을 다시 산학협력과 창업 활동으로 끊임없이 환류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위기의 시대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학, 우수한 교수와 학생이 넘쳐나는 대학, 미래를 혁신하는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대학, 그리하여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대학을 만들어 나가겠다.

○임홍재 총장은...

 '산학협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88년 미국 GM 자동차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기술자문위원, 대한기계학회 부회장, 한국소음진동공학회장, 삼성테크윈 중앙연구소 연구개발 기술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대의 실질적인 산학협력 활성화에 앞장섰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아이오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국민대 기계설계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산학협력단장·교무처장·대학원장·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국민대 총장으로 2019년 9월 1일 취임, 오는 2023년 8월 31일까지 4년간 국민대 발전을 이끈다.

정리=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원문보기: https://www.etnews.com/2020061700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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