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CEO토크

동문 CEO - (유)에이치서비스플랫폼 민태흥 대표를 만나다 / 행정학과 78학번

  • 작성일 18.06.11
  • 작성자 박차현
  • 조회수 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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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에이치서비스플랫폼 민태흥 동문은 30년 넘게 하나은행에서 근무한 금융 전문가다. 민 동문은 오랜 기간 은행권에서 근무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 로 2015년 9월 사업체를 설립했다. 업무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기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업무 처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다. 폭넓은 금융 지식을 활용해 모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인 민 동문을 만나 졸업 후 진로와 금융권 취업 준비, 직장생활 노하우 등에 관해 들어봤다.
 

작은 태도가 큰 전환점을 만든다

민태흥 동문은 대학 입학 당시 행정가를 꿈꿨다. 그는 행정학과에 입학하자마자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학업과 고시 준비에 전념하다보니 그의 학교생활은 늘 분주하고 치열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하고 약간은 소심한 학생이었습니다. 1학년 때부터 도서실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해서 그런지 캠퍼스의 낭만과는 좀 거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학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죠.”

하지만 4학년 진학을 앞두고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시 공부와 취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더욱이 입대 문제까지 겹치면서 오랜 시간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3학년 말까지 고시공부를 하다 보니 합격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었어요. 졸업 이후에도 공부를 할 경제적 여건도 안 됐죠. 입대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대안을 찾아야 했어요. 당시 취업 준비를 하던 중 금융권의 경우 군 미필자도 취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게다가 군복무 중에도 월급의 70%가 지급되는 것을 알고 서울신탁은행(현 KEB하나은행의 전신)에 지원하게 됐죠.”

고시 합격을 향해 기울였던 3년여 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과 수석’이라는 성적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는 말처럼 과 수석 장학생이 되자, 그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은행권 취업’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은행권 입사 시험 과목 중 경영학은 저에게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4학년 때는 경영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죠. 경영학 원서 한 권을 거의 달달 외우다시피 한 결과, 서울신탁은행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죠.”


불합리한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다

1982년. 그가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한 해다. 그는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성실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다. 성실에 대한 그의 정의는 일반적인 개념과 사뭇 달랐다.

“성실이라는 가치관은 정말 폭 넓은 개념이죠.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저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노력했던 꾸준함이 결국 성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신념은 세월이 흐르면서 저만의 장점이 됐죠.”

그는 평사원 시절에도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관심을 기울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따랐던 관행에 대해 그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은 해답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업무 효율성은 물론, 실적도 향상되기 시작했다.

“불합리한 업무 프로세스가 있어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를 물으면 ‘과거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적지 않았습니 다. 그런데 저는 바꿀 수 있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업무 제안을 하곤 했죠. 그래서 우수 직원 표창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책임자 시절에는 외화대출 금융상품을 신규 제안해 판매액 1조원이라는 성과를 거둔 적도 있죠.”

그의 제안으로 은행에 혁신을 가져온 사례도 있다. 그것은 바로 고객의 불만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민원사전보고제도’다. 이 제도의 핵심은 민원 접수 및 처리 절차를 줄여 고객의 불편을 최단 시간에 해소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고객이 지점에서 불만을 1차로 제기하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추가로 접수해야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해당은행 본부에 민원을 전달해 그것이 해결되기까지 1개월 이상이 걸리는 구조였죠. 그래서 저는 지점에서 고객의 불만이 나오면, 본부에 바로 보고하게 하고, 이를 초기에 적극 해결토록 유도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제안을 제도화한 결과, 고객의 민원이 신속히 해결되어 고객만족도가 상승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나은행이 2013, 2014년 소비자보호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된 바 있죠.”

그는 하나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및 HR본부장을 거쳐 하나캐피탈 경영 지원 및 영업지원그룹장을 역임했다. 그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15년 9월에는 그의 제안으로 에이치서비스플랫폼(이하 HSP)이라는 회사가 꾸려졌고, 현재 그는 HSP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약 2만 2천대의 렌터카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는 범칙금 통지나 소유자 변경 업무, 사고 발생 시 후속 조치 등 많은 후선 업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면 업무 효율성이 훨씬 높아질 거라고 판단했지요. 아직은 신생회사지만,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전직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 원하는 3가지 인재상

그는 은행에서 3년여 간 인사담당 임원을 맡아 관련 업무를 총괄한 적도 있다. 그는 응시자와 면접자들을 직접 심사했던 경험을 토대로 금융권 취업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3가지 기준을 언급했다.

“은행권에 취업하려면 명문대 출신이어야 하고 성적도 아주 높아야 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다르다는 점을 꼭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금융권에서 바라는 인재상을 3가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진정성과 긍정적인 사고방식, 도덕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성이란 ‘경험한 것을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어떻게 연결시켰는지 진지하게 접근해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도덕성은 취업 후에도 유지돼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금융권에서 일하려면 무엇보다 사익에 흔들리지 않는 높은 도덕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는 모교에서 경영학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그는 평소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제 인생이 증명하는 것처럼,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는 작은 태도가 나중에 인생의 큰 전환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도 종종 학생들에게 제 인생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활태도가 중요한지’를 설명해주려고 하죠. 동문으로서 후배들을 향한 진심어린 조언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제2의 출발점에 섰다. 신생기업의 수장으로서 그는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잘 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민태흥 대표. 그가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것도 ‘긍정의 리더십’을 더욱 확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렘과 즐거움을 가지고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그의 인생을 이끄는 듯했다.